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유별난(atypical) 식습관이 자폐증의 징후일 수 있다며 상관관계를 시사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소아 자폐증 환자들의 경우 70%에서 유별난 식습관이 나타나 뇌 기능이 정상적인 소아들과 비교했을 때 무려 15배나 높은 발생비율을 보였다는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의과대학의 수잔 D. 메이스 교수 연구팀(정신의학)은 의학저널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연구’誌 (Research in Autism Spectrum Disorders) 8월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소아 및 청소년 자폐증, ADHD 및 기타 장애 환자들에게서 나타난 유별난 식습관과 전형적인 발달’이다.
유별난 식습관이란 매우 심한 편식(food preferences), 식감(food textures) 및 식품 온도에 대해 나타내는 과민성, 음식을 삼키지 않고 주머니 속에 감추는 행동 등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메이스 교수에 따르면 이처럼 유별난 식습관은 1세 무렵의 소아 자폐증 환자들 가운데서도 다수에서 나타난 만큼 의사와 부모들은 이 같은 행동이 자폐증의 징후일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메이스 교수는 “개원의가 부모들로부터 이처럼 유별난 식습관에 대한 얘기를 전해들었다면, 아이가 자폐증 환자인지 검사해 볼 필요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메이스 교수는 “자폐증 진단이 빠르게 이루질수록 행동분석 전문가와 함께 아이에 대한 치료가 조기에 착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사례들을 보면 취학 이전에 행동분석이 적용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음을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행동분석 전문가들이 적절한 보상이나 아이 행동에 긍정적인 변화 유도, 필요한 기술 교육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효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아동병원의 키쓰 윌리엄스 영양공급 프로그램 책임자는 “유별난 식습관을 확인하고 교정하면 아이들에게 적절한 식습관이 몸에 배이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뒤이어 “오로지 베이컨만 먹고 아이스티만 마시는 아이를 치료한 적이 있다”며 “이처럼 유별난 식습관은 아이들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책임자는 또 “어린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걱정되는 식습관과 전형적으로 까탈스런 식습관 사이에는 확연한 차이가 존재한다”며 “대부분의 아이들은 특별한 니즈없이 자라나면서 서서히 새로운 음식을 자신의 식단에 추가해 나가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나타내는 아이들은 치료가 수반되지 않을 경우 심한 편식(selective eaters)을 지속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유아식을 고집하고 색다른 식품 질감을 원치 않는 아이들 가운데 일부는 성인이 된 후에도 젖병 영양공급(bottle feeding)을 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메이스 교수는 “다수의 소아 자폐증 환자들이 파스타, 빵, 치킨 너깃 등 곡물 위주로 선택의 폭이 좁은 식생활을 지속하고 있다”며 “소아 자폐증 환자들이 과민성을 나타내는 데다 변화를 싫어하므로 새로운 음식을 입에 대지 않으려하고 일부 식품 질감에 과민반응을 나타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한 식품 브랜드, 특정한 색깔을 띄는 식품 또는 특정한 형태의 식품만 먹으려 하는 경우도 없지 않을 정도라는 설명이다.
한편 메이스 교수팀은 자녀를 키우고 있는 총 2,000명 이상의 부모를 대상으로 아이들의 식습관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2건의 연구사례들을 면밀하게 분석했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정상적인 식습관을 나타내는 아이들과 자폐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및 기타 각종 장애를 나타내는 아이들에게서 유별난 식습관을 나타내는 빈도와 차이점 등을 조사했다.
윌리엄스 책임자는 “유별난 식습관이 각종 장애로부터 자폐증을 구분하고 진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임을 이번 연구결과가 방증하고 있다”며 “유별난 식습관을 가진 소아들에게서 자폐증을 진단받은 비율이 다른 각종 장애를 나타낸 소아들에 비해 7배 높게 나타났을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